독서/독후감 *^^*

헤아림의 조각들 (저자: 임지은)

Felix89 2024. 6. 18. 22:41

1. 여전히 좋아하지만

여전히 좋아하지만

목련과 택시

요즘 나는 이런 것들을 헤아리고 있어

아무튼, 싫음

할머니의 드립백 커피

거기에 있던 나의 무화과

여름의 연인을 좋아하세요

멘토 선생님들께

그냥 믿어야 할 때

나를 기른 닭꼬치

저 많은 사람 중에서

왜 오래된 연인은 전처럼 키스하지 않을까

천천한 죽음

 

2. 우리가 최선을 다해볼 미래

타인의 기쁨이 되는 기쁨

학생이라는 쉬운 부름

나와 다른 나의 A 에게

그저 당신과의 관계

쓸모없는 선물에 대한 과장

나에게 유리한 방식

최악을 상상하는 능력

수요 없는 공급

구림의 적립

놀리고만 싶은 교양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도둑맞은 섹스

웃는 듯 우는 듯

우리가 최선을 다해볼 미래

 

Epilogue. 아무리 헤아려도

 


 

 따뜻해 보이는 책의 표지와 제목에 이끌려서 책을 선택했다. 예쁜 문장들도 있었고, 정제되긴 했지만, 거칠게 느껴지는 표현들도 많이 있었다. 일부는 솔직히 읽는 동안 불편하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었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부분들이 있었고, 저자분의 학창 시절과 입시 시절을 다룬 부분으로 ‘… 개개인은 유한한 물감 같아서, 너는 너를 짜내 너 아닌 것과 섞어야만 비로소 무한히 다채로워질 수 있다고…’라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바로 앞에 나오는 유한한 인간에게 가진 것을 포기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내용도 기억에 남았다. 이 외에도 소소한 부분 저자분의 헤아림이 담긴 조각들에 잔잔히 젖어 들어가는 부분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