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며
프롤로그. 낙화암에서 떨어진다고 모두 꽃은 아니다
<1부> 공부의 길_지적 성숙의 과정
명료함은 사람들을 화나게 한다_정확한 단어 사용법
알맞은 이름을 불러다오_개념 정의가 필요하다
세상에 대해 논술문을 쓰기 위해서는_모순 없는 글쓰기
모호함은 때로 권력자의 무기다_논술물에서 피해야 하는 것
말뜻의 사회적 함의_단어와 사회
나도 제목을 붙이는 것이 귀찮을 때가 많다_제목의 효용
<2부> 공부하는 삶_무용해 보이는 것에 대한 열정
이 수업은 여러분들의 지적 변화를 목표로 합니다_수업 첫 시간
정신의 척추 기립근을 세우기 위해서_공부의 기대 효과
인생 역전 만루 홈런은 없습니다_공부의 생애 주기
지적인 헛소리를 하지 않으려면_공부와 체력
유학이란 무엇인가_고독과 자율
연구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_심화 학습의 시간
<3부> 공부의 기초_질문과 맥락 만들기
공부하려 마음먹는 일이 어려운 일이라면_공부와 능동성
모범생의 자세로만은 부족하다_공부와 창의성
정신의 날 선 도끼를 찾기 위해서_독서란 무엇인가
자기만의 인덱스를 만드는 것이 좋다_자료 정리
골반이 삐뚤어졌어도 질문은 바로 해야_질문 하는 법
<4부> 공부의 심화_생각의 정교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영역에 뛰어들어라_주제 설정
발화의 쾌감에 탐닉하기 전에 생각할 것들_청중과 독자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계획의 특징이지만_연구 계획서 쓰는 법
욕망을 충분히 아는 자, 그럴수록 절제하라_문체에 관하여
멍청한 주장에 대해 멍청한 비판을 하지 않기 위해서_비판의 덕성
자기 견해를 갖는다는 것의 의미_토론의 기술
게으른 사회자가 토론을 망친다_사회의 기술
분석적인 요약문에 필요한 것들_발제하는 법
세미나의 비극을 넘어서_세미나를 즐기는 법
<5부> 공부에 대한 대화_목마른 사람처럼 배움의 기회를 찾아야
배움의 순간도 사랑처럼, 의외의 순간에 오는 것
대학, 말하고 쓰는 법을 배우는 시간
에필로그. 휴식에 대한 공상
그림 목록
“공부란 무엇인가” 라는 자극적인 제목에 이끌려서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친 듯한 책이었다. 처음에는 책이 굉장히 무겁고 진지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지만, 흥미로운 농담들도 있어서, 출퇴근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만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이신 교수님의 교양수업을 들을 수 있었으면 흥미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외교학과라니… 이과인 나에게는 뭔가 어려운 학문이지만, 교양 수업을 듣는다면, 스스로 공부하는 즐거움을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 시간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석하는 것이 배울 점이 많다는 사실을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고, 직장에 다니면서는 뭔가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점에 있어서 아무래도 학생 때보다는 소홀해지는 느낌이 있지만, 틈틈이 새로 나온 최신 지견에 대해서 공부하고 뒤쳐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중에서도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흥미를 가지고 공부를 하면 좋은 것 같다. 예전에는 공부를 취미로 한다는 말이 잘 이해가 안 가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즈음엔 사실 취미 삼아서 공부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1부에서는 정확한 단어 사용의 중요성과 개념 정의의 중요성, 그리고 제목의 효용성을 배울 수 있었다. 어떤 공부를 하던 제일 중요한 부분이 바로 개념을 확립하는 일인 것 같다. 항상 논문 제목을 붙일 적에 고민이 많은데, 중요한 부분인만큼 더욱 더 신경써야겠다. 모호함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도 나왔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에는 뭔가 책에서 본 멋들어진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사족을 붙여서 그 문장을 사용하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성인이 되어서 논문을 쓰면서는 그래도 최대한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을 구사하고자 노력은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 같다. 특히나 요새는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해서 논문을 작성하는 일이 많다 보니, 더욱 더 어려움이 있다. 영문교정을 받아도 한계가 있어, 더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2부에서는 공부의 효용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 중에서도 정신의 척추 기립근을 세우기 위해서 라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너무 멋진 말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공감이 갔다. 사실 정말 세상에는 공부할 것들이 많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도 공부를 통해서 부족한 것을 보충하고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 또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책에도 ‘간지’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사실 집중하는 모습에서 간지가 느껴지는 것 같다 ㅎㅎ 다음으로는 지적 기초가 없으면 지적 감기에 걸린다는 말도 인상깊었다. 기초는 정말 중요한 부분인데, 많이들 간과하지 않나 싶다. 요새 들어서 더 기초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의학과에서 생각하면 예과-본과 초반에 배우는 해부학, 생리학 등의 기초의학이 정말 나중에까지 중요하다고 느끼는데, 생각보다 이런 공부를 등한시하고 임상의학에 집중을 하게 되면 지적 감기에 심하게 걸리는 것 같다. 끝으로 공부에 있어서 체력이 중요하다는 점도 언급되었는데, 아마 많이들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어릴 적에는 엉덩이 무겁게 앉아서 종종 밤 늦은 시간까지도 공부를 했었는데, 이제는 그 정도로 하면 몸에 이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 건강관리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
3부의 시작은 공부에 있어서의 능동성과 창의성에 대한 부분이었다. 능동성과 창의성… 둘 모두 나에게는 모자란 부분이다. 특히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진 일인으로 두 가지 부분은 참 어려운 부분이었다. 다만, 둘 모두 한 분야에 대해서 깊이 있게 파고들게 되면 확실히 조금 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생각들이 피어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독서에 대한 부분이 나왔는데, 저자가 침묵하는 부분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하고, 뒷받침하는 전제와 가정들을 재구성할 줄 알아야 하고, 비판적인 독서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자료 정리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데, 책을 또 산다는 부분에서 동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새로운 논문이 나왔네?! 하면서 여기 저기 똑 같은 논문을 저장한 게 한 두번이 아니다 ㅠㅠ 예전에는 사실 손으로 쓰면서 정리를 했었는데, 아무래도 찾아보는 게 일이 되어서 컴퓨터를 이용해서 정리하는데, 익숙하지 않는 부분이다 보니 또 어려움이 있다. 점점 나아질 거라 믿어본다. 3부 마지막은 질문에 대한 내용이었다. 질문하는 일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연구 주제를 잡는 데 있어서도 중요하고, 아직 나에겐 역시나 어려운 점이 많은 부분이지만 앞으로 좋은 주제를 잡는 데 노력해보아야겠다.
4부는 가장 specific한 내용이지 않나 싶다. 주제 설정과 연구계획서 쓰기 부분에 대해서 등장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역시 선행논문을 제대로 분석하는 일인 것 같다. 종종 abstract만 쓱 읽고 넘기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놓치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고, 원하는 방향을 잡기 어려운 것 같다. 제목과 abstract를 읽고 내용까지 다 훑어본 후에 선행논문들을 잘 정리해 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비판에 대한 내용에서는 공격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상대의 강점에 대해서 토의할 줄 아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고, 토론에 있어서는 논리를 가지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끝으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은 무임승차자가 되지 말자는 점이 아닌가 싶었다. 학술대회 같은 곳에 가서 그저 들으면서 지식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내부로 들어가서 질문도 하고 논의도 하고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부는 인터뷰한 내용들이 적혀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꽤나 주관이 확고하시고, 모든 일에 열정적이지만, 그러면서도 유머 있으신 것 같았다.
공부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수 있었고, 읽는 내내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무거운 주제지만 결코 무겁게 읽히진 않았던 것 같고, 교수님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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