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독후감 *^^*

글의 품격 (저자: 이기주)

Felix89 2021. 3. 6. 14:38

<목차>

서문. 삶에서 글이 태어나고 글은 삶은 어루만진다

[1] 좌우봉원 (左右逢源): 일상의 모든 것이 배움의 원척인다.

삶은 내 곁을 맴도는 대상들과 오해와 인연을 맺거나 풀어가는 일이다.”

1. 마음 - 생각과 감정이 싹트는 곳 / 2. 처음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 / 3. 도장 깨달음이 솟아나는 장소가 있는가 / 4. 관찰 글감을 찾고 본질을 캐내는 과정 / 5. 기억 누구나 과거를 되씹으며 살아간다 / 6. 존중 소중한 사람에게 말을 건네듯 / 7. 욕심 손잡이가 없는 칼 /

[2] 본립도생 (本立道生): 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

당연한 것을 잘 해내는 일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1. 습관 내면의 리듬 / 2. 개성 문장을 날아오르게 하는 날개 / 3. 문체 비수를 꺼내야 하나 검을 휘둘러야 하나 / 4. 제목 독자가 가장 먼저 읽는 글 / 5. 주제 때론 글을 떠받치는 기둥이 필요하다 / 6. 결말 매듭을 지어 마무리하다 / 7. 여백 가장 본질적인 재료

[3] 두문정수 (杜門靜守): 밖으로 쏠리지 않고 나를 지킨다

스스로 일으킨 물결에 올라타야 삶의 해답에 다가갈 수 있다.”

1. 산고 글쓰기의 감옥에서 느끼는 고통 / 2. 능동 스스로 문장의 물결을 일으키다 / 3. 절문 간절히 질문을 던지다 / 4. 오문 세상의 더러움에 오염된 문장 / 5. 성찰 내면을 들여다보고 지키는 일 / 6. 퇴고 삶과 글이 그리는 궤적은 곡선이다 / 7. 지향 마음이 향하는 방향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에 이어서 세번째로 읽은 <글의 품격>… 작가분께서 글을 정말 아름답게 쓰는 거 같다. 이런 한 폭의 그림 같은 글을 쓰기 위해서 겪었을 인고의 시간들에 대해서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약간 짐작정도는 할 수 있었다. 이렇게 꾸준하게 글을 쓰며 책으로 낸다는 것 자체도 정말 대단한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살다보니, 가끔은 별 얘기 아닌 것도 그것이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내 마음에 맺히는 말들이 있다. 때때로는 시간이 지나면 잊기도 하고, 녹아버리기도 하지만, 언어가 갖은 힘은 정말 큰 것 같다. 작가분은 이러한 일상속의 말과 글들에 담겨있는 의미를 잘 캐치해서 표현해서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뭔가 일상의 풍경들과 그 속에 녹아 있는 향기, 시선들을 느낄 수 있었다.

 p.29 ‘마음은 한없이 원초적이고 예민하다. 거기엔 삶의 희로애락이 촘촘히 각인된다슬픔과 좌절처럼 어두운 문양까지 고르게 새겨진다.’ 정말 멋진 표현인 거 같다. 마음에 새겨진 다양한 인생을 이렇게 글로 멋지게 표현할 수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드는 것일지 가늠이 안 간다.

 처음과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에 대해서도 잘 얘기해주신 것 같다. 처음의 설렘과 끝이라는 단어가 느껴지는 마지막 울림.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을 때 나는 과연 어떠한 느낌일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던 거 같다.

 욕심을 손잡이가 없는 칼이라고 표현해주었는데, 정말 또 멋진 표현인 거 같다. 과유불급이라고 무엇이든 과하면 스스로에게 독이 되는 것 같다. 특히 흔히들 안 좋은 감정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그러한 거 같은데, 어디 머리로는 알아도 실제로 이런 것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은 힘든 거 같다. 그래도 노력해야겠지!

 

 본립도생 파트에서는 글쓰기에 대해서 습관, 개성, 문체, 제목, 주제, 결말, 여백 등으로 나누어서 글이 진행되었는데, 무엇 하나 정답이 없고, 각자의 삶을 각자의 표현력에 녹아내어 쓴 글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두문정수로 넘어가서는 퇴고에 이르기까지 비운다는 것여백탈고 등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와 닿는 것들이 많았다. 최근에 논문을 쓰면서 쓰는 것 까지는 정말 뿌듯하게 해내지만, 그 뒤로 수정하고 글에 사족들을 떼어내면서 다듬는 과정이 정말 어렵고 힘든 과정이었는데, 당연한 일이구나 했다.

 책 내용 중에는 영어단어와 한자의 의미에 대해서 어원들과 함께 설명한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내용들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특히 어릴 적에는 한자 공부하는 게 힘들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어원들을 보면서 느끼니 정말 신기하고 아름다운 문자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릴 적에도 뭔가 학습지를 통해서 이런 의미들을 배우긴 했었는데, 그 때보다 요새 더 와닿는 느낌이다! 아쉽게도 최근 중국어 공부를 할 때에는 간체자를 쓰기 때문에 뭔가 이런 느낌은 덜 한 것 같다.

오랜만에 책 한 권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서 굉장히 좋다. 앞으로도 이러한 좋은 책들을 내주시면 좋겠다. 다음에는 작가의 다른 책인 <한때 소중했던 것들>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