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나는 별일 없이 잘 산다
나는 별일 없이 잘 산다 / 우리는 모두 별로다 / 글쓰는 허지웅입니다 / 나는 당신의 후배가 아니다 / 평범한 어른이 되는 법 / 고시원으로부터 온 편지 / 고시원 야간 총무 / 고시원 아저씨들 / 사랑해요, 현주씨 / 엄마, 생일 / 봄이 오면 / 포경수술의 음모 / 책 읽는 삶에 관하여 / 이것이 청소왕의 청소법이다 / 북가좌2동의 자정 / 나는 냉소적인 사람이다 / 병아리 아줌마 / 아침 애기 / 노인, 가을 /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2부. 부적응자들의 지옥
광주는 아직도 광주다 / 2008년 5월 25일 새벽 청계광장 / 광장 위의 엄마 / 부적응자들의 지옥 / 군바리 전상서 / 가자지구의 밤 / 20대가 사라졌다 /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나 / 원숭이가 될지 모른다 / 지신을 감추는 방법 / 용산의 생떼와 죽음 / 최소한의 공감하는 능력에 대하여 / 나는 좌파가 아니라는 말에 대하여 / 세대론을 넘어서서 / 선거를 앞두고
3부. 그렇게, 누군가는 괴물이 된다.
옥소리 사태 – 1/N의 폭력 / 최민수는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 가십기사와 상생하기 위해 스타가 알아야 할 것 / 종편 부역자들 / 한국의 닌텐도라는 이름의 욕망 / 너의 몸은 음란한다 / 용인 살인사건, <호스텔>이 범인인가 / 공포를 도매가로 팝니다 / 정사갤 살인사건, 이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 마이클 잭슨, 괴물과 우상 / 스타가 스타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법 / 인터넷 자경단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나
4부. 카메라가 지켜본다
좋은 영화를 본다는 것 / 나는 그 극장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 록키는 어떻게 스탤론을 구원했나 / 지구상에서 제일 멋진 마초로 19년 동안 살아남기 / 정의에 심취한 자들 / 광주를 욕보이는 건 어느 쪽인가 / 증오의 강강술래 / 좋은 정치영화의 조건 / 세 가지 장면으로 보는 <설국열차> / 가족이라는 이름의 코끼리 / 여기 단 한 장의 투표에 관한 짧은 이야기 / 미키 루크는 어떻게 자신을 망치고 살려냈나 / 실패담을 경청해야 하는 이유 / 주성치와 함께라면 / <도가니>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 / <레 미제라블>은 힐링 영화인가 / 이제 막 연애를 끝낸 모든 이들에게 / <데미지>, 망가진 사람들 / 버티는 삶에 관하여
지난 번에 읽었던 <살고 싶다는 농담>을 읽고 난 후 ‘전작도 한 번 읽어보아야겠다’라는 생각에서 알라딘에서 바로 주문했던 책이다. 초판이 2014년9월 26일이라고 적혀 있었고, 내부에 담겨있는 이야기는 좀 더 시간이 된 이야기들 대게 2000년 말부터 2010년 초반부에 쓰였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작가의 시니컬함이 드러나는 부분이 많았던 거 같고, <살고 싶다는 농담>에서는 뭔가 작가의 시선이 많이 따뜻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하고 마음에 든다. 책의 초반부터 후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있지만, 대체적으로 버티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 “인생의 좌표라는, 그 단어부터 너무나 거대해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 세상의 말에 더 이상 무심할 수 없는 나이에 닿아가면서, 결국 버티어내는 것만이 유일하게 선택 가능하되 가장 어려운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기는 것도, 좀더 많이 거머쥐는 것도 아닌 세상사에 맞서 자신을 지키고 버티어내는 것.”라는 표현이 가장 인상깊었고, 책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싶다. 버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짧은 인생에서도 여러 번 느꼈던 거 같은데, 힘든 일에 좌절하고 절망하더라도 꿋꿋하게 버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이자 값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승리자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앞으로도 꿋꿋이 내 길을 걸어야겠다. 초등학교 5학년 때쯤 담임선생님께서 들려주신 윤동주의 <서시>가 떠오른다. 이따가 한 번 더 읽어보아야겠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제 1부와 4부를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거 같다. 제 1부에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읽으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났던 거 같다. 부모님이라는 존재는 항상 존경스럽고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거 같다. 항상 ‘잘 해야지’하면서도 불효하게 되는 것 같아서 또 마음이 뜨끔하다. 여하튼 작가에 비하면 어쩌면 나는 비교적 고생도 덜하고 자란 것 같기도 하지만 각자의 힘든 부분은 다르고, 누구나 고난이 있는 법이며, 때때로 그러한 고난은 남들에게 별거 아니더라도 자신에게는 전부일 수 있는 법이니깐… 견디어가면 언젠가 좋은 일이 생기겠지. 좋은 일이란 것이 항상 크게 와 닿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사소하고 작더라도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또 중요한 것은 항상 자신이 힘들다는 이유로 남에게 똥을 던질 자격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4부의 <데미지>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나오는 부분 “자신이 망가져 있었다는 이유로 상대를 망가뜨리는 데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 채 자신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던 탈출구로 유유히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가장 만나선 안되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제 2부와 3부에서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비판적인 이야기들이 나온 것 같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누군가의 생각이 틀렸다기보다는 다르다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역시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인터넷은 분명 장점도 많이 있지만, 단점들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배우 옥소리, 최민식 님의 이야기에서도 나오듯, 사람은 익명과 다수라는 보호막 안에서 많은 죄를 짓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다르다는 생각이 또 얼마나 위험한지도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다. 여하튼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제 4부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었는데, 흥미로웠다. 물론 오래된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있었고, 본 적 없는 나로서는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지만,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던 거 같다. 글을 읽으면서 그동안 본 적 없는 영화들을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또 막상 마음을 잡고 보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요새는 Netflix등과 같이 집에서도 쉽게 영화를 보거나 할 수 있지만, 예전에 비디오가게에서 1편의 비디오를 고르는 데에도 오랜 시간 고민하면서 뒤에 적힌 소개글을 읽었던 시절의 그리움도 있는데, 아무래도 나이를 먹은 것 같다 ㅎㅎ 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설국열차>나 <레 미제라블>과 같은 영화들은 대략 언제쯤에 누구랑 보러갔었고, 당시의 기분이나 분위기 등은 생각이 났다. 두 영화에 대해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언급해주셔서 흥미롭게 읽었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도 그렇지 않은 영화들도 많이 있겠지만, 영화를 만드는 데 들었던 노력 열정 등은 모두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조금 냉소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또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좋은 책 써 주신 작가님이 건강 완전히 회복해서 또 재미있는 글 써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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