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관계의 언어 - “주파수가 맞으려면 박자를 맞춰가야 해”
좋아한다, 사랑한다 – 상대방을 향한 내 감정의 속성
실망 – 우린 모두 불완전한 인간
미움받다 – 대충 미움받고 확실하게 사랑받을 것
선을 긋다 – 그 사람과 나 사이의 거리
시차적응 – 각기 다른 마음의 시계
사과하다 – 기다림이 필요한 시간
연애의 균열 – 지난 기억이 만들어낸 의심 사이렌
공감 – 통하는 마음은 디테일에서 나온다
싫어하다 – 내게는 싫은 사람이 있어
이해가 안 간다 – 비난을 내포하는 말
속이 보인다 – 경험치에 기반한 어른만의 언어
뒷담화 – 부정적 감정이 깃든 일에는 룰이 필요하다
미안하다 – 털어내지 말고 심어둘 것
비난 – 다정한 사람들은 말수가 적다
지질하다 – 구차하면 좀 어 때
상처 – 서로의 아픔을 볼 수 있다면
포장하다 – 주는 이의 마음이 담긴 그 무엇
염치가 있다 – 내가 꼭 지키고 싶은 것
재벌, 갑질, 애교 – 우리에게만 익숙한 단어
소중하다 – 우린 매일 이별에 가까워지는 중
Part 2. 감정의 언어 - “감정, 누르지 않고 자연스레 곁에 두기”
부끄럽다 – 매력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찬란하다 – 각기 다른 기억을 끄집어내는 말
슬프다. 서럽다. 서글프다 – 아프고, 괴롭고, 외로운 # 마음을 방치하지 말아달라는 혼잣말
묻다. 품다 – 차마 어쩌지 못해 내리는 결정
위로, 아래로 – 오늘 그 감정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소란스럽다 – 주변과 대비되는 그 사람만의 감정
외롭다 – 오롯이 내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싫증이 나다 – 내 사랑의 진원지를 찾을 수 있다면
간지럽다 – 알다가도 모를 기괴한 행복감
기억, 추억 – 다르게 적혀 있는 지난 날
Part 3. 자존감의 언어 - “약해졌을 때는 잠깐 쉬었다 갈 것”
성숙 – 애어른이 자라서 어른아이가 되는 아이러니 # 나이가 든다는 것
꿈 – 꼭 이루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것
유난스럽다 – 그건 당신이 특별하다는 뜻
호흡 – 불안감에 빠진 나를 구원하려면 #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사람
드세다. 나대다 – 사람을 주저앉히는 말에 대해
정체성 – 나의 본모습이 혼란스러울 때
한계에 부딪히다 – 또 다른 가능성과 마주하는 순간
겁이 많다 – 결과적으로 늘 강한 사람들
이상하다 – 있는 그대로를 바라볼 수 있길
살아남다 – 영원히 근사한 채로 버텨낼 순 없다
창작하다 – 영감과 체력의 긴밀한 관계
쳇바퀴를 굴리다 – 일상의 반복이 알려주는 특별한 하루
기특하다 – 나의 존엄을 가꾸어 나가는 일
Radio record: 나를 지켜주는 말
Lyrics: 마음에 깃든 노랫말
추천의 글
대학생 때였나, 전공의 때였나… 에일리의 <저녁 하늘> 노래가 너무 좋아서, 반복해서 줄창 들었던 기억이 난다. 뭔가 메로디와 가사가 절묘하게 가슴을 울리는 느낌이었고, 지금도 종종 우울하거나 힘들 때에 들으면 위로가 되는 노래이다. 이 책의 저자는 작사가로서 여러 곡을 작사했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이 <저녁 하늘>이라는 곡을 가장 좋아한다. 저자 분은 TV에서 종종 봤었던 거 같은데, 생각보다 나이가 있으셔서 (1979년생) 조금 놀랐다! 엄청 동안이신 거 같다.
이 책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보통의 언어들을 가지고 작가가 이야기를 붙여서 써내려간 책이다. 흔히들 사용하는 언어들에 담긴 온도, 향기 등의 여러 감정들을 풀어나가고 있었다. 중간중간에 핵심이 되는 문장들이 나열된 페이지들이 있었는데, 한 번 쉬어가면서 호흡할 수 있게 해주어서 좋았던 거 같다. 굳이 다른 사람들의 독후감이 아니더라도 맨 마지막의 추천의 글만 읽어보아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을 적어내려가고 있는지 대략 알 수 있는 거 같다. 뭔가 추천의 글도 하나의 아름다운 책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 초반보다는 후반에 있는 part에서 좀 더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번째 파트에서도 인상 깊었던 부분들이 있다. 초반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적당한 거리, 어느 정도의 선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되었다. 모든 사람과 같은 거리를 유지할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거 같다. 아무리 친한 사이더라도 할 수 있는 말과 그렇지 않은 비밀들이 있는 법이고, 서로 이러한 선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편안한 관계, 안정적인 관계를 지속하게 되는 거 같다. 물론 선이라는 것은 언제든지 좀 더 가까워질 수도, 멀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한 거 같다. 사과에 대해서도 또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사과를 하고 기다리지 않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인 거 같다. 요새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에 관한 부분도 이런 것들과 관련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학폭의 가해자가 당시 본인의 행동에 대해서 정말로 반성하고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진정성 있게 사과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사과는 받는 사람이 이를 이해할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은 정말 맞는 말이고, 이것을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진정 사과를 마무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피해자는 평생동안 마음 속 깊이 용서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것까지 고려하고, 사과해야지 진정한 사과이지, 내가 사과했는데, 왜 안 받아주지 않는가 하는 태도는 적반하장인 거 같다. 이 외에 파트 1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듣는 이의 성향과 아픈 곳을 헤아려 가장 고운 말이 되어 나올 때야 ‘조언’이지, 뱉어야 시원한 말은 조언이 아니다.” 라는 문장이다. 조언이라고 하는 말 중에는 은근히 상처가 되고, 오히려 분노를 유발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특히나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에게서 듣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반대로 나 역시도 조언이랍시고 혹은 말도 안되는 위로랍시고 부적절한 말들을 하지 않았었나 반성을 하게 되었다.
파트 2는 감정의 언어… 여러 감정에 관한 단어에 대해서 작가가 생각하고 느낀 바들을 표현했는데, 읽으면서 공감이 잘 되었다. 특히 “행위는 정신을 지배하기에, 눈물을 참는 게 습관이 되면 나 스스로 ‘나는 지금 힘든 게 아니라’라고 속이는 것도 가능해진다.”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꽤나 감정이입해서 읽었다. 예전에는 특히나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괴로웠던 거 같다. 그냥 받아들이고, 내가 힘들기 때문에, 잠시 쉬어도 된다는 생각을 잘하지 못했던 거 같다. 하지만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힘들 때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눈물 흘리고 싶을 때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것이 큰 용기이고 힘이 되는 거 같다. 오름과 내림과 연관하여 분노, 용기, 사랑과 행복이라는 단어들을 묶어서 표현한 부분도 신선하고 감동적인 부분이었던 거 같다. ‘외롭다…’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서는 종종 부정적인 말로 많이 쓰이는 것 같지만, 때때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외로울 수 있는 시간 역시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외로움을 느껴보아야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 또한 느낄 수 있는 거 같다. 반대로 너무나도 인간 관계에 지쳐서 힘들 때에는 혼자 쉬어 가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파트 3는 자존감의 언어 파트였다. 여기서는 초반부에 나오는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해서… 성숙해진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파도를 타듯 자연스러울 때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 육체가 약해지는 데에는 분명, 조금 더 신중해지고 조금 더 내려놓으라는 뜻이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표현이 정말 멋있었다. 더불어 저자의 외할아버지의 청력에 관한 얘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확실히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나 역시도 점점 마음을 비움으로써 오는 행복에 대해서 점점 알아가는 것 같다. “꿈은 어딘가에서 날아온 꽃씨처럼 소리, 소문 없이 피어났을 때 비로소 꿈이다.”라는 내용도 공감이 같다. 그러면서 지금 나의 꿈을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이런 것들은 꿈보다는 목표에 가까웠다는 생각도 들었다. 진짜 나의 꿈을 무엇일까?... 더 나이가 들어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혼자 한 번 더 생각해보았다. 한편, 체력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점점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이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운동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때로는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삶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나 역시도 지금의 이 순간순간의 삶이 소중한 거 같다. 또 쳇바퀴같다고 하지만, 매일매일이 얼마나 새로운가 싶다! 여러가지 작은 일들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이런 것들이 모여서 자존감이 되는 것 같고, 또한 그런 순간순간들을 잘 기억해서 힘들 때 버텨내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잠깐씩 쉬어 갈 수는 있어도, 꾸준하게 앞으로 전진하며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 얼마 전에 읽었던 허지웅 씨의 버티는 [삶에 관하여]도 다시 생각이 났다.
예전에 서점에서 한 번 보고 ‘꼭 읽어봐야겠다’라고 생각했던 책 중의 하나였는데, 마침내 읽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 기대를 많이 했던 만큼 약간의 못 미치는 점도 있었던 것 같지만,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던 거 같다. 어릴 때에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거 같은데, 말의 의미를 찾고, 그 안의 향기와 느낌을 기억하는 것은 정말 아름답고 즐거운 것 같다. 요새 중국어 공부를 하면서 한자에 담긴 줄거리를 보는 것이 참 재미있는데, 우리말은 표음문자인 만큼 단어 자체가 주는 스토리? 느낌?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저자와 교감을 나눌 수 있어서 좋은 책이었던 거 같다. 앞으로도 좋은 가사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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