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1강. 시작은 울림이다
2강. 김훈의 힘, 들여다보기
3강.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
4강. 고은의 낭만에 취하다
5강. 햇살의 철학, 지중해의 문학
6강.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7강. 불안과 외로움에서 당신을 지켜주리니, 안나 카레니나
8강. 삶의 속도를 늦추고 바라보다
강의실을 나서며
친구에게 추천을 받아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간만에 오랫동안 음미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뭔가 저자의 말처럼 한동안 마음 속에 다독이나 이렇게 독후감을 쓰는 데에 의의를 크게 두고 있었던 것 같다. 책을 고르는 데에 있어서도 읽기 쉬워 보이고 재미있어 보이는 책에 신경을 쓰면서 골랐던 것 같기도 하고, 책을 읽는 중에도 집중을 하지 못하고 눈으로 쓱싹 스캔하고 넘어갔었던 거 같다. 한 문장 한 문장에 의미를 두면서 책을 읽는 방법들, 일종의 독서법에 대한 강연을 묶어낸 책이었는데, 소개해주셨던 문장들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시간들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보다는 초반부에 설명해주셨던 책들에서 좀 더 깊은 공감과 감동을 느꼈다.
첫번째 강의는 책을 들어가는 서문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으면서 문장에서 다가오는 감동에 대해서 느끼면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되었던 거 같다. 뭔가 좀 더 어렸을 적에는 책을 읽을 때마다 감동하면서 막 눈물도 흘리고 감정이입도 많이 하면서 읽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감흥이 무뎌지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소설이나 시 등을 읽는 비율도 많이 줄어들었던 거 같고…… 그러고 보면 중,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봤었던 많은 문학작품들은 정말 감동적이고 주옥 같은 글들이 많았던 거 같다. 특히 중학교 1학년 때 교과서에서 초반부에 보았던 “이해의 선물”이라던지, 김지하 작가님의 “새봄”… 등이 기억에 새록새록 남았다.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받는 거라고 하니! 그 때의 감동들이 있었기에 성인이 되어서도 당시 읽었던 것들이 기억에 남는 거 같다.
두번째 강의에서는 김훈작가님의 책들에 대한 설명들이 있었는데, 사실적인 문장들에서 오는 감동을 또 느껴볼 수 있었다. ‘슬픔도 시간 속에서 풍화되는 것이어서, 30년이 지난 무덤 가에서는 사별과 부재의 슬픔이 슬프지 않고 슬픔조차도 시간 속에서 바래지는 또 다른 슬픔이 진실로 슬펐고, 먼 슬픔이 다가와 가까운 슬픔의 자리를 차지했던 것인데, 이 풍화의 슬픔은 본래 그러한 것이어서 울 수 있는 슬픔이 아니다….’라니… 글을 쓰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저자가 소개해준 김훈 작가의 <자전거 여행>이라는 책에 대해서 꼭 한 번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꽃들이나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깊이 있게 느껴볼 수 있었다. 글씨를 읽으면서 머리에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정말 책에 적힌 문장들이 신선하게 다가오고 살아 숨쉬는 것처럼 느껴졌다. ‘말을 걸 수 없는 자연을 향해 기어이 말을 걸어야 하는 인간의 슬픔과 그리움의 노래로 나에게는 들린다….’라니….
세번째 강의는 알랭 드 보통의 책들에 대한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가의 책들을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지는 않다. 기억에 나는 부분은 ‘죽음이 임박했을 때 갑자기 삶에 대한 애착은, 우리가 흥미를 잃는 것은 목적이 보이지 않는 삶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영위하는 삶의 일상적인 형태라는 것, 그리고 우리에게 불만이 생기는 것은 인간의 경험이 돌이킬 수 없도록 음울하기 때문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특정한 방식 때문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라는 책의 구절이었다.
네번째 강의는 고은 작가님의 시들에 대해서 몇 번 소개가 있었고, 그 안에 담긴 느낌들을 함께 느껴볼 수 있었다.
다섯번째 강의는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 중 하나였던 거 같다. 햇빛이 따사롭고 너무나도 풍요로운 환경을 가지고 있는 지중해에서의 문학에 대해서… 꽤나 이름을 들어본 유명한 작가들과 그들의 책들이 설명되어 있었다. 오히려 김화영 작가님은 처음 들어보았지만, 의외로 제일 읽어보고 싶어진 책은 김화영 작가님들의 책들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바람을 담는 집> 등이 었다. 소개해주신 문장들이 너무나 기억에 남았다고 할까… ‘알제는 해가 비칠 때면 사랑에 떨고 밤이면 사랑에 혼절한다…’. ‘누가 그랬던가, ‘영원한 사랑’이라고? 영원한 것은 오직 돌과 청동과 푸른 하늘뿐이다.’, ‘그러나 땅 위의 덧없는 길손들인 인간’ 이런 문장들이 너무나도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해가 설핏해질 무렵 돌연 우리의 뼛속으로 서서히 스며드는 저 기이한 슬픔…..’ 이 문장은 뭔가 지중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일 거 같다. 너무나도 따뜻한 자연의 선물들을 느끼다가 밤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느껴지는 상실감이 있지 않을까? 밤의 낭만은 또 따로 있긴 하지만, 햇빛이 없는 밤이란 너무나도 힘들거 같다. ‘그대의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아라!’ 이 문장도 너무나도 멋진 말인 것 같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 <그리스인 조르바>는 예전에 그리스 여행을 갈 적에 작은 책으로 사서 가서 읽다가 끝까지 읽지는 못했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나는 조르바가 멋지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대략적으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지는 알겠지만 글쎄라는 느낌이었다.
여섯번째와 일곱번째 강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안나 카레리나>에 대한 강연이었는데, 두 챕터를 읽고 나니 뭔가 두 권의 책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혼자서 책을 읽는 것도 좋고 느끼는 바도 크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이 읽고 난 뒤 느끼는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으면 그 또안 정말 재미있는 거 같다. 사람마다 모두 느끼는 부분들이 다르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조금 어렸을 적에 읽었던 책들이라 기억에 많이 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책에서 뭔가 상실감 같은 것들을 많이 느꼈었던 기억이 난다. 다시 한 번 읽어봐야지 싶다.
마지막 강의에서도 좋은 문장들이 많이 나왔고, 대부분의 책들이 우리나라 책이라 그런지 뭔가 좀 더 문장들이 와닿는 느낌이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덧없음… 뭔가 이런 것들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고, 일단 문장들 하나하나가 공들여 쓰여진 것 같은 느낌이다. 너무 공들여서 무엇인가를 하다 보면 어색하기 머련이고, 긴장감이 느껴지기 마련이라고 하던데, 이런 문학작품들의 글은 어떻게 나오는 걸까 싶다. 분명히 정성들여 고른 문장일텐데! 중도의 아름다움이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오랜만에 시간을 들여서 제대로 책을 읽어본 느낌이었다. 책에 소개된 여러 책들에 대해서도 꼭 한 번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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